기본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는 최악의 디자인

비상구 표시는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눈에 잘 띄는 색상으로 있어야하고 화장실 입구에는 남녀를 제대로 표시하는 마크가 있어야합니다.

남다른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해도 일단 기본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디자인은 썩은 디자인입니다.

KTX 기차를 탔는데 한 할아버지가 화장실 앞에서 서성이면서 문을 열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는 스레더가 있었습니다.

문 왼쪽에 버튼이 있는데 왜 못 찾는지 살펴보니 동작 버튼이 영어로 되어있다더군요.

버튼이 문에 달린 것도 아니고 그 옆에 달려있었는데 작은 버튼에는 한글이 아닌 영어로 표기가 되어있고 버튼 옆에 작게 한글로 적혀있어서 그걸 못 본 할아버지가 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버튼에는 Open, Close라고 영어로 써있고 그 옆에 작게 한글이 붙어있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한글이 우선이지 왜 영어가 우선인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 경주의 한 카페에 간 적이 있었는데 화장실이 급해서 야외에 있다는 화장실을 찾아갔는데 화장실 입구에 무슨 캐릭터가 붙어있고 남녀 표시는 아예 없는 곳이 있었습니다.

카카오 캐릭터인 것 같았는데 저는 카카오 캐릭터를 전혀 몰라서 그 캐릭터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할 수 없었고 결국은 카페에 다시 들어가서 어디가 남자화장실인지 물어봐야했습니다.

본인은 센스있는 방식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그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최악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센스를 찾다보면 기본 목적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장실이나 문이나 비상구나 특정한 용도가 있는 곳에는 기본적인 목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틀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너무 센스에 치중해서 기본 목적을 상실하게 되면 그건 차라리 손을 안 대는 게 더 낫습니다.

요즘은 카페에 가면 아예 메뉴판을 다 영어로 해놓는 곳들도 있는데 전부 영어로 할 거면 다 영어로 써놓던지 1인 1음료는 짜치게 한글로 써놓고 고객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모두 한글로 해놓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쓴웃음을 짓게 합니다.

키오스크도 불편한 곳들이 많고 좁은 공간에 쓸데없이 많은 것들을 적어놓으려다가 기본 목적을 상실한 것도 보이고 너무 답답한 것들이 많습니다.

아파트 이름도 이것저것 좋은 것들은 다 가져다가 붙이려다보니 너무 긴 이름들도 나오고 있는데 그게 뭐가 멋있다고 그러는건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기본적인 안내사항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고 누구나 결국 나이는 먹기 마련이니 노인들을 위한 메뉴판이나 주문서도 잘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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