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칼 씻고 말리려고 털다가 허벅지 찌른 사연

최근 스레드에는 실수로 응급실에 가는 사람들에 대한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부엌칼 씻고서 물을 말린다고 위에서 아래로 휙휙 내려치면서 물을 털고 있었는데 실수로 그게 허벅지에 꼽혀서 실려갔다는 사연이 올라오자 그 아래로 비슷하게 실수로 다친 사연들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사연인 것처럼 댓글을 다는데 하나같이 소름끼치는 사건들이더군요.

감자를 채칼로 썰다가 손바닥도 같이 밀려서 응급실에 갔다는 사연도 있었고 도깨비방망이 믹서기에 딸기랑 우유를 갈다가 남은 게 아까워서 칼날 부분을 직접 핥는 도중에 모르고 손잡이 버튼을 눌러서 응급실에 실려간 어머니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오징어를 입에 물고 가위로 잘라먹다가 입술도 같이 잘렸다는 분도 있었고 담을 넘다가 넘어져서 대문에 꽂혀있는 쇠꼬챙이에 가슴팍을 찔린 사연에 정말 위기탈출 넘버원이 따로 없었습니다.

믹서기 날을 바닥에 내려놓고 있다가 그걸 밟아서 응급실에 갔다는 분도 있었고 식탁 위에 놔뒀던 식칼이 떨어지면서 발에 꽂혔다는 분도 있었고 토마토 꼭지를 칼로 세워서 따다가 손바닥이 다 베여서 전신마취 수술을 했다는 사연도 있었고 글을 읽는 내내 계속 털이 곤두서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사연들을 읽다보니 저도 예전에 살짝 다쳤던 일이 생각났는데 따로 병원에 가진 않고 그냥 살점을 어떻게든 붙여서 내 걸로 만들어놓긴 했습니다.

지금도 그 자국이 팔목에 있는데 실수로 약간만 더 깊게 상처가 났었더라면 아마 응급실에 갔었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당시 집에 있는 나무문에는 유리창이 달려있었고 문을 열때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유리창을 손으로 밀면서 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서 장난을 치다가 먼저 들어간 친구가 문을 쾅 닫았고 저는 그 문을 열려고 유리창에 손을 대고 문을 밀었는데 친구가 문을 닫고 놔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더 세게 힘을 줘서 유리창을 손으로 밀었는데 갑자기 유리창이 와장창하고 깨져서 엄마한테 혼나겠다 생각했고 유리나 얼른 치워야겠다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래 보니까 피가 떨어져있고 제 팔뚝에도 피가 묻어있길래 어디서부터 피가 시작되었나 보니 손날 밑 손목 부근에 살이 파여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놀라서 살이 파인 걸 그대로 누르고 대충 지혈을 하다가 그냥 밴드로 붙여버렸는데 다행히 피는 멎었고 살은 거의 파랗게 변해서 떨어지려고 하다가 계속 그 상태로 밴드로 붙여놓으니까 결국은 그게 알아서 살에 달라붙었고 지금도 그 상태로 아물어있습니다.

진짜 아무 생각없이 놀다가 일어난 사고였는데 유리는 진짜 어떤 상황에서라도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사건이었습니다.

스레드에서 부엌칼 사건을 포함해서 다양한 썰을 보는데 그때 생각도 나고 진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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