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동네 국밥집에 들어갈때 입구부터 뭔가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는 게 기본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냄새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양평쪽이나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죠.
동네 국밥집들은 화미 돈골분말 같은 걸로 국물을 내기 때문에 예전처럼 큰 솥에 뼈로 국물을 우려내는 곳들이 거의 다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동네에 새로 오픈하는 국밥집은 대부분 이런 분말이나 엑기스를 사용하고 배달국밥 전문점들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수돗물에다가 화미 돈골분말 적당히 풀어서 끓이고 냉동된 고기들 꺼내서 탈탈 털어주고 마무리로 야채들 송송 썰어서 대충 끓여주면 한그릇이 뚝딱 완성되는 시스템이라고 하더군요.
거기에 다데기만 풀면 끝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 한그릇에 8~9천원씩 받고 판다고 하니 요즘은 오히려 국밥이 더 패스트푸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대국을 주문해도 역시나 화미 돈골분말 풀어서 기성품 순대랑 내장 같이 넣어주고 끓이면 끝이니 원가율도 엄청 낮고 맛도 꽤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핫딜에서 파는 순대국들도 거의 1인분 3천원대에 판매가 되고 있는데 아예 집에서 내가 직접 해먹고 싶다면 돈골분말이나 엑기스를 구매하고 고기는 앞다리살이나 뒷다리살 저렴할때 사다가 냉제육으로 해서 절반은 그냥 먹고 나머지 절반은 얇게 썬 상태로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순대국이나 돼지국밥 해먹을때 같이 넣고 끓이면 됩니다.
요즘 외식비가 너무 비싸니 이런식으로 레시피를 알려주는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는데 찾아보면 진짜 원가율이 엄청 낮은데도 비싸게 파는 음식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족발도 배달을 시켜먹으면 요즘은 3만원이 넘어가니 아예 족발도 집에서 해먹는 레시피가 나왔는데 족발을 사서 해먹는 방식이 아닌 돼지 미박사태 부위로 족발을 간단히 만들어먹는 레시피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재밌게도 롯데슈퍼에서 파는 냉채족발도 뭔가 부위가 족발이 아닌 것 같아서 찾아보니 돈사태라고 써있더군요.
뭐 맛만 있으면 상관이 없다는 주의여서 나중에 한 번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이런 레시피를 보고 따라하거나 핫딜에서 저렴하고 가성비 괜찮은 상품들을 사먹는 재미에 요즘 푹 빠져있습니다.
맛있고 가성비 좋은 제품을 발견하면 단톡방에도 제보해주고 서로 레시피도 공유하고 있는데 예전 같으면 무조건 술에다가 먹었을 음식들을 요즘은 몸이 안 따라줘서 술없이 그냥 먹고 있다는 게 가장 안타까운 점입니다.
다음주까지는 금주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계속 금주를 하고 독감주사까지 맞고 그 다음에 맛있는 안주를 만들어서 오랜만에 한 잔 할까 하는데 얼마나 맛있는 걸로 술을 먹어야할지 잘 생각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