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물결: 길드

2019.03.03 22:43


새로운 물결의 단편 이야기인 [길드]가 미동부시각으로 3월 2일에 UO.com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이에 해당 내용을 올립니다.


길드


저자: EM 말라키


"꼬맹이 부도가 죽었을까요?"


질문을 하는 머리가 벗겨지고 해진 반바지만 입은 남성을 달그린 경은 경멸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귀족처럼 보이는 해적인 달그린 경은 평소라면 이런 하찮은 놈과 대화할 시간조차 아쉬워할 인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그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그는 비단으로 만들어진 동전 지갑을 들어 안에서 금화 몇 개를 꺼냈다. 지갑엔 몰락한 자신의 가문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해적의 약탈소란 이름의 주점에 있던 자들에게 술을 다시 돌리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던 몰이란 남자에게도 맥주를 건넸다.


"그게 무슨 상관이겠나? 설령 부도가 살아있어도 곧 죽을 목숨일 뿐이지. 회동이 시작되었으니 이제 길드에서 이 자유지대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겠지."


몰이 맥주잔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럼 더 나은 날들을 위해 건배합죠! 나으리의 이름도 거기 들어가있는 겁니까요?"


달그린 경이 위스키를 한 모금 들이키고 말했다.


"그런 셈이지. 조만간 내 이름도 들어갈걸세."


"그럼 제가 지지해드립죠. 군함 불굴호에 쫓기던 제 배를 구해주신 은혜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지요. 만일 나으리의 배가 아니었다면 도망도 못치고 물귀신이 됐을 겁니다."


달그린 경은 자신의 옛 적수인 불굴호를 침몰시킬 때 그 자리에 몰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는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맙네만, 난 자네가 그 친구를 지지할 거라 생각했네만?"


몰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검은이빨은 이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답디다. 물에 피가 너무 스며들면 엉뚱한 놈들이 꼬인다나 뭐라나."


달그린 경은 고개를 끄덕이곤 잠시 생각에 빠졌다.


"누가 이 해적의 소굴을 이끌고 싶어하는지 아는가? 누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나?"


"몇몇 밀수꾼이나 도둑놈들은 스킬록이나 댐같은 녀석을 밀고 있고, 어떤 놈들은 에드릭 그라브즈의 아들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답디다. 저라면 그따위 허접한 놈들은 안뽑을 테지만 말입죠. 뭐, 어쨌든 지금은 글렌노가 제일 유망할 겁니다요."


"대중목욕탕 주인이 어떻게 길드를 이끌 수 있겠나?"


"우리 모두 그 작자를 좋아합니다요. 뭐, 그 친구는 별 관심이 없어보이긴 하지만 말입죠. 그 친구는 그걸로 흥정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요."


몰이 뭉특한 엄지 손가락과 중지로 동전을 세듯 문질렀다.


"좋은 소식이군. 그럼 내가 대중목욕탕에 가서 한 번 비누백작을 만나봐야겠네."


"나으리,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도둑놈, 밀수꾼, 뱃놈들이 모이고 있습니다요. 그 말인 즉슨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놈들의 호의를 살 수 있다는 말입죠."


"귀족은 돈으로 친구를 사진 않네만, 자네가 하는 말은 이해했네."


달그린 경이 바 위에 동전 지갑을 튕기자 몰의 손에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한 번 비슷한 생각을 지닌 자들을 찾아 이 문제를 논해보지 않겠나?"


몰이 지저분한 손으로 비단 주머니를 쥐고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머리가 벗겨진 몰이란 사내는 맥주잔에 남은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허둥지둥하며 사라졌다. 달그린 경은 조용히 위스키를 들이켰다.





달그린 경은 자신의 배인 황금 크라켄호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글렌노에게 뇌물을 먹이는 데엔 막대한 돈이 들게 뻔했으니 함장실에 있는 자신의 상자에서 금화를 더 가져와야 했다. 항구를 걸어가던 그는 자신의 배 갑판 위에 선원들이 없고 왠 사내 하나만 있는 걸 알아차렸다. 갑판에 서있던 사내는 어깨에 앵무새를 데리고 있었다. 사내는 앵무새의 입에 뭔가를 물리더니 휘파람을 불었다. 앵무새가 달그린 경을 향해 날아오더니 물고 있던 걸 떨어뜨렸다. 흑철로 된 배주화 동전 하나가 달그린의 발치에 떨어졌다.


달그린은 검을 빼들고 건널 판자를 올라 갑판 위에 올라타 사내 앞에 섰다. 사내는 눈 한쪽을 잃었고, 핏빛 두건을 쓰고 있었다. 달그린 경은 그 사내의 한쪽 눈은 자신이 앗아갔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후크? 죽은 줄 알았는데!"


"자넨 너무 정직해서 항상 상대의 목숨을 제대로 끊질 못하는 게 문제야. 적의 목숨을 제대로 끊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내 친히 보여주지."


"이렇게 날 다시 찾아온 게 자네가 처음은 아니지. 그리고 난 젤롬 최고의 검술가로부터 검을 전수받았고."


달그린 경이 후크를 향해 돌진했다. 그의 검이 후크의 얼굴을 반으로 가를 기세로 움직였다.


후크가 씩 웃으며 검을 피했다.


"공정한 싸움이라면 내가 자넬 이길 방도가 없겠지. 내가 악당이자 사기꾼이라 다행이구만."


달그린 경은 등골이 서늘해지며 자신의 몸이 마비되는 걸 느꼈다. 동시에 투명화가 풀리며 한 마법사가 걸어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달그린 경은 자신의 손을 움직이려 애를 썼지만 몸은 마비되어 움직이질 않았다. 그는 후크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걸 무력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정말 자네가 이 해적의 소굴을 지배할 거라 생각했나? 거만한 귀족 나부랭이가 해적이 된다고? 여기 있는 놈들은 나보다 네놈을 더 싫어할 걸?"


후크가 크리스를 꺼내 달그린 경의 가슴에 쑤셔넣고 크리스를 비틀었다. 달그린 경의 몸이 갑판 위로 무력하게 꼬꾸라졌다.


마법사 란킨이 선창문을 두드리자 오크 무리가 선창에서 갑판으로 올라왔다. 오크들은 하나같이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후크가 달그린 경의 시신을 발로 차 죽은 걸 확인하곤 오크에게 말했다.


"함장실에 있는 상자를 내게 가져와라. 그리고 이놈부터 시작해서 죽은 놈들은 모조리 바다에 버려."


후크와 란킨은 건널 판자를 타고 육지로 내려왔다. 뒤엔 함장실에서 가져온 커다란 상자를 든 오크 두 마리가 따라오고 있었다. 마법사 란킨이 후크에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후크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 대중목욕탕을 방문할 차례지. 아마 글렌노는 이젠 대중목욕탕을 관리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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