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이야기: 겨울 사티로스

2018.12.04 23:15


겨울 사티로스


저자: EM 말라키


오두막 한쪽 벽에 으르렁거리는 듯한 표정을 지닌 야수가 매달려 있었다. 가면은 마치 산양의 굽은 뿔과 야생 늑대의 이빨이 달려있는 듯 했다. 어린 아이는 가면을 보자마자 드루이드의 뒤로 숨었다.


자아나는 카렐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무서워하지 마렴. 저건 가면일 뿐이란다."


자아나는 작은 소녀가 자세히 볼 수 있게 가면을 벽에서 내려주었다. 소녀의 공포는 곧 흥미로 바뀌었다. 카렐리아는 가면에 달린 털을 만지기도 하고 이빨을 손가락으로 건드려보기도 했다.


"이 가면은 무슨 가면이예요?"


"사람들은 이 가면의 주인공을 겨울 사티로스 또는 크람푸스라고 한단다. 하지만 드루이드조차도 그의 진짜 이름은 알지 못하지. 사냥꾼이나 드루이드조차 얼씬할 수 없는 깊은 숲 속에서 찾아온다고 하더구나."


"크람푸스를 직접 보신 적은 있으세요?"


"내가 너보다 어릴 때 일이란다. 브리튼에서 온 나뭇꾼들이 도시로 갖고 갈 나무를 하고 있었지. 사람들은 아주 오래되고 깊은 숲까지 들어갔단다. 희귀하고 값진 나무를 얻으려고 말이지. 하지만 결국 한 명만 돌아올 수 있었단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지.


나뭇꾼들은 우리 경고를 무시하곤 탐욕스럽게도 자신들이 먹지도 못할 동물들까지 죽였단다. 거기에다 어린 묘목마저 베어버렸지. 사람들은 자신의 길에 방해가 된다며 고대로부터 내려온 자작나무 지대를 불태우기도 했단다. 그래서 숲과 숲의 보호자를 분노케 만들었지.


그날 밤엔 폭풍우가 몰아쳤단다. 그리고 비명도 같이. 두 발로 걷는 뿔달린 짐승이 야영지를 무자비하게 습격했단다. 감히 그에게 대적하는 자들은 사지가 찢겨나갔지. 유일한 생존자는 스스로 자신을 눈바닥에 묻어 간신히 살아남았고, 아침이 되자 자신 말곤 살아남은 자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 그는 유로 허둥지둥 도망쳐왔단다.


유의 모든 사람들은 그날 밤, 횃불과 활을 들고 경계를 섰지. 그리고 우리 모두 어둠 속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내는 크람푸스와 그의 털에 피가 말라붙어 엉켜있는 모습을 보았단다. 도시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경고 차원에서 화살을 쏘아 그를 쫓아냈지만 그 해 겨울엔 어느 사냥꾼도 홀로 숲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단다."


카렐리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크람푸스가 아직도 있을까요?"


"나도 모르겠구나. 벌써 수년 전 일이니까. 오래된 숲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다. 그리고 사람이 자연을 해하려고 하면 늘 갈등이 생기는 법이지. 하지만 걱정 말렴. 유는 늘 안전할테니까. 자, 이제 무서운 이야기는 그만하자꾸나. 여기 너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왔단다."


자아나는 작은 소녀에게 밝은 포장지로 쌓인 상자를 건넸다. 소녀는 받자마자 포장지를 풀어헤쳤다. 소녀는 은박으로 만들어진 요정 가면을 보고 신이 나서 손뼉을 쳤다. 자아나는 소녀가 가면을 쓸 수 있게 도와주었고, 소녀는 노래와 춤을 추며 마루를 뛰어다녔다.


"우리 축제를 벌이자

나무를 베어 땔감을 얻자

자두도 따고 배도 따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숲도 축제를 벌이게"


자아나가 미소를 지었다.


"어쩜 완벽한 주연의 공주님이구나! 어디 과수원에 한 번 가볼까?"


카렐리아가 망토를 걸치는 사이 자아나는 사티로스 가면을 다시 벽에 걸었다. 옆엔 활과 화살통이 걸려있었다. 자아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크람푸스, 이번 겨울엔 유에 얼씬도 안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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