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둔의 보물 - 어둠 속의 속삭임

2018.10.17 19:18


미동부시각 2018년 10월 15일


칼둔의 보물 콘텐츠와 함께 게임 내 이벤트를 이해하는데 도와줄 단편 이야기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이번이 칼둔의 보물 단편 이야기의 마지막입니다.


어둠 속의 속삭임


멀리서 까마귀 떼가 울고 있었고 열린 창문으로 불이 난 일부 도시 지역에서 불어온 매캐한 바람이 흘러들어왔다. 늙은 현자는 지치고 시름에 잠겨 있었지만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엔 다음날 묻어야 할 살해당한 무고한 이들의 얼굴이 계속 스쳐 갔다. 그는 억지로 눈을 감고 마음을 달래려고 했다. 


순간 그의 방 밖 복도에서 아이가 키득대는 소리가 들리며, 어둠 속에서 어떤 목소리가 말했다. “험볼트…” 


“험볼트…” 방의 다른 곳에서 다른 목소리가 말했다. 이건 다른 아이의 목소리였다.


현자 험볼트가 공포에 질려 일어났다. 첫 번째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험볼트, 우릴 안 찾을 건가요?”


그림자에서 작은 형상 둘이 나왔다. 작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였다. 험볼트는 이들을 알아보았다. 오늘 수의에 싸여있던 아이들이었다. “너희들 살아있었던 게냐?”


남자 아이가 머리를 돌리며 흉측한 상처를 보여주었다. “아, 살아있는 것의 낙관론이란! 재밌지 않나, 동생아?”


여자아이가 낄낄 웃더니 핏기없는 눈알이 기괴하게 돌아갔다. “저자를 오늘 없앨 수도 있지만 그러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 한 번 문답 놀이를 해보자고.” 여자아이가 공중에 소름 끼치는 상형 문자를 그리자 험볼트는 싸늘한 어떤 주문에 사지가 마비되는 걸 느꼈다. 


“옛날처럼 말이야? 아주 좋은 생각이야.” 작은 시체가 험볼트에게 가까이 다가와 눈도 깜빡하지 않는 차가운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게임은 간단해. 우리 중 하나가 질문을 못 하게 될 때까지 서로 묻는 거야. 만약 거짓말을 하면 댓가를 치르게 될 거야. 네가 먼저 하게 해줄게.”


험볼트가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 있는 거지?”


키르니아가 낄낄대며 웃었다. 작은 입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할 때까지 웃어댔다. “이 자는 아직도 우릴 멈출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봐, 오빠. 지금도 말이야…” 작고 창백한 손으로 책상에서 단도를 집어 들었다.


라시아리가 그의 머리를 흔들었다. “잠깐, 잠깐만. 질문 하나만 하고선 게임을 끝낼 순 없지.” 시체 거죽을 뒤집어쓴 리치가 침대로 다가왔다. “우리가 강한 이유는 인내심과 연구 덕분이지. 우린 늘 아버지가 가져오신 책을 소중히 했거든. 거기엔 많은 비밀이 있었지: 미지의 어둠, 모르딘 그림스윈드, 심지어 칼 안쿠르까지. 인간들은 너무나도 많은 어둠을 잊길 원했지. 예방이라는 핑계로 말이야. 우린 그런 것들을 잊지 않았을 뿐이야.”


키르니아가 벽을 톡톡 두드렸다. “이제 우리가 질문할 차례야! 저 자에게 자신이 가장 신경 쓰는 사람에 관해 물어도 돼? 가장 무서워하는 자를?”


그녀의 오빠가 잠시 생각했다. “내가 질문 하나를 하고 싶은데. 네가 괜찮다면 말이야.” 키르니아가 반대하지 않자 라시아리가 물었다. “우릴 멈추기 위해 뭘 바칠 수 있지?” 


험볼트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모든 것.” 


라시아리가 몸을 굽히자 험볼트는 시체가 이제 막 썩기 시작하는 그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한 번 두고 봐야겠는 걸.”


키르니아가 낄낄대며 날카로운 칼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놀라운 질문이었어, 오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수 있게 됐네. 그럼 나는 ‘모든 것’에서 작은 발가락부터 시작…” 그때 문을 탕탕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무장한 경비병이 경보를 울렸다. “이 마을은 이젠 정말 따분하네. 의심도, 경계도 많단 말이야! 다음 녀석에게 가자고.”


라시아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두 망령은 두 개의 작은 시체에서 빠져나갔다.


물약은 입에 썼다. 하지만 리치의 심장 맛은 그보다 훨씬 썼다. 리치를 살아있게 만든 강령술은 마치 곰팡이처럼 혀에 달라붙었고 뱃속까지 불에 붙은 것처럼 뜨거웠다. 괴로운 임무였다. 하지만 험볼트는 다른 이에게 이 일을 맡길 수 없었다. 망상에 사로잡힌 것처럼 그림자가 그를 비웃는 것처럼 들렸다. 


험볼트의 앞에 두 그림자가 나타났다. 키르니아와 라시아리의 망령이었다. 이들의 마법은 사라지고 있었고, 어둠 속에 뭐가 기다리고 있든 둘의 뒤틀린 영혼이 조각조각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키르니아가 노려보았지만 이내 사라져가는 그 얼굴처럼 기억도 먼지처럼 바스러져 갔다. 라시아리의 두개골이 웃자 덩굴손 같은 타락한 마법이 험볼트를 향해 뻗어 나갔지만 이내 망각 속으로 사라져갔다. 거의 모든 게 사라져갈 때 즈음, 라시아리가 속삭였다:


“현자, 약속을 지키라고. 네가 목숨은 바쳤지만, 아직 바쳐야 할 게 하나 남았잖나. 그때까진 죽어서도 편히 쉬진 못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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