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방첨탑 - 광신도

2017.09.13 00:48


미동부시각 2017년 9월 12일 | 울티마 온라인 개발팀 게시


부서진 방첨탑에 관련된 새로운 소설인 광신도가 공개되었습니다. 원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광신도


EM 말라키 작성


몇 주 전...


"무덤 도굴이라니, 별다른 기술도 필요없겠군."


도둑이 중얼대며 조심스레 돌문을 옆으로 밀었다. 도둑은 횃불을 내밀며 조약돌 몇 개를 돌바닥에 던졌다. 아무런 일도 일어난 걸 확인한 도둑은 무덤 안으로 들어갔다. 셰리가 다른 세계의 무언가를 훔친 최초의 브리타니아 도둑이 되려고 리카르도에게 도전했을 때, 그는 박진감 넘치는 옥상 추격전을, 영리한 변장으로 속이는 걸, 엄청나게 복잡한 자물쇠를 따는 걸 기대했다. 그때 마법사 미스란의 어떤 주문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고, 지금까진 아무런 함정도 보지 못했다. 이게 무슨 브리타니아의 가장 위대한 도둑이 되기 위한 도전이란 말인가?


지하 무덤 아래로 내려갔을 때, 그는 녹슬어가는 갑옷과 함께 안치된 수 세기 전의 전사들이 여전히 형체를 갖추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영면에 든 전사를 보며 존중의 표시로 리카르도는 망자들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조용히 물건을 훔쳤다. 리카르도는 빠르게 몰락한 왕의 보물을 찾아냈다. 그가 지금껏 본 보물방 중에서 가장 큰 건 아니었지만, 수북하게 가득찬 검은 보석 더미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몇 개를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보물방은 신비한 힘으로 가득했고, 그 힘은 리카르도를 뒤에 숨겨진 피라미드 모양의 유물로 이끄는 듯 했다. 유물은 마치 거대한 구조물에서 부러져 나온 것처럼 아래가 닳아있었다. 리카르도가 유물을 만지자, 아래쪽 굴에서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날카롭게 소리를 치는 소리가 나더니 성난 소리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가 도망치려고 하자 그를 향해 소리치는 검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어이, 꼬마! 그래, 너 말이다! 날 주워라! 날 주우라고! 도와주지! 한창 인생을 즐길 나이에 죽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리카르도가 검을 쥐자 호화로운 로브와 갑옷을 입은 거대한 해골이 보물방으로 난입했다. 리카르도를 보자마자 해골은 거대한 언월도를 계속 휘두르며 그를 반토막내려 했다. 그때 리카르도의 손에 들린 검이 튀어오르며 언데드 전사의 일격을 이리저리 막아냈다.


음산한 해골 전사가 잠시 멈추더니 물었다.


"누가 감히 쿠마쉬-고르의 물건을 탐내는가?"


리카르도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쿠마쉬-고르가 누굽니까?"


검이 낄낄대며 웃었다.


"그 말은 하지 않는게 좋았을텐데."


"오디온의 검인 쿠마쉬-고르! 여신 아모라스의 배우자이며 필멸자인 쿠마쉬-고르! 질란의 통일자 쿠마쉬-고르! 아파사스가 친히 인정하신 쿠마쉬-고르! 그리고 네 앞에 있는 자가 바로 쿠마쉬-고르이시다!"


해골의 눈이 분노로 붉게 빛났다.


리카르도의 손에 들린 검이 거대하고 검은 언월도를 피하려 꿈틀댔다.


"뭐, 자아도취에 빠진 해골이란 건 확실하지. 배우자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그냥 썸만 탄 거 다 알고 있는데 뭘!"


해골 전사가 소리를 치더니 돌진하며 뼈가 드러난 어깨로 리카르도를 밀쳤고, 그는 보물방 반대쪽 벽까지 날아가 부딪혔다.


검은 계속해서 쿠마쉬-고르를 조롱했다.


"통일자라고? 정말로 하는 소린가? 응? 그냥 따르지 않던 자들을 모조리 죽인 것뿐이지."


언데드 왕은 계속해서 언월도를 휘둘렀고, 리카르도는 필사적으로 검을 쥐고 있었다.


"네가 날 도와주고 있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는데."


"그럼 네가 막아볼텐가? 저 약탈자 언데드 왕의 분노와 살의로 가득찬 미친 일격을 지치지도 않고 피할 수 있으면 어디 한 번 해보라고. 난 잠깐 쉬지. 뭐, 어쨌든 조금 있으면 네가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거대한 언월도가 검은 장검과 부딪히자 장검이 유리처럼 산산조각났다. 산산조각이 나면서 번쩍이는 빛과 유황 냄새가 진동했다. 리카르도와 쿠마쉬-고르 사이에 웃고 있는 붉은 형체가 나타났다. 악마가 몸을 굽히더니 해골이 가한 일격을 튕겨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자유의 몸이 되니 좋군. 무모하게 날 휘두를 놈을 찾아서 정말 눈물이 날 뻔했지."


쿠마쉬-고르는 다시 도둑에게 눈을 돌렸고, 리카르도는 부러진 검의 자루만 들고 애처롭게 언데드 왕의 공격을 간신히 피하고만 있었다.


"이제 보답을 해줄 때가 되지 않았을까?"


"어리석기 짝이 없는 놈이군. 난 악마다. 우린 보답같은 건 하지 않는다. 계약을 할 뿐이지. 난 네가 검을 들고 있는 동안엔 널 지켜줬지. 비난할 사람을 찾고 싶으면 검은바위 검을 만든 놈이나 비난해라. 검이 천년이나 악마들을 봉인해둔 건 놀랍지만 전쟁 도구로썬 실격이군."


"계약이라고 했나?"


"넌 미친 언데드 폭군에 의해 반토막날 예정이다. 이미 죽을 놈을 돕는 건 수지타산이 안맞지. 뭐, 만나서 반가웠다, 꼬마."


악마는 연기와 함께 사라졌다.


부러진 검의 자루가 리카르도의 손에서 빠져나갔고, 언데드 왕의 재빠른 일격을 피하면서 땅에 고꾸라졌다. 언데드 왕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한 손으론 언월도를 들어 리카르도의 목에 대고 다른 한 손은 리카르도에게 내밀었다. 리카르도는 그렇게 오랜 여정도 마다하지 않고 되찾으려 했던 유물을 언데드 왕에게 건넸다. 언데드 왕의 반짝이는 눈이 유물을 쳐다보았고, 이내 도둑을 끝장내려 검을 치켜들었다.


거센 바람이 여러 무덤 통로에서 불어왔고, 바람 속에서 마치 세 가지 목소리가 뒤엉킨 소리가 들렸다. 쿠마쉬-고르는 내려치려던 검을 멈추더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바람이 잠잠해지자 언데드 왕은 검은바위 유물을 리카르도의 앞에 내려놓더니 자신의 왕좌로 돌아갔다.


쿠마쉬-고르 주위에 유령과 해골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몇 명이더니 어느새 수 백명의  전사들이 모여들었다. 그건 마치 군대같았다. 보물방에 자리가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모이자, 쿠마쉬-고르는 그들을 이끌고 무덤을 성큼성큼 나갔다.


리카르도는 정신을 차리고 방첨탑 끄트머리를 다시 주웠다.


"방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하나도 모르겠군."


그 순간 반짝이는 복장을 입은 낯선 여인이 그의 옆에 나타났다.


"내 부군은 당신의 세계를 통일시키려 하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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